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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박찬주 대장의 "오해" 해명에 공관병 분노..."진술 제공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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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군인권센터의 '노예 사병' 폭로로 파문을 일으킨 박찬주 육군 대장(2작전사령관)이 전날인 2일 "일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공관병 제보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들이 직접 진술한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장 측은 전날인 2일 '전자 팔찌' 논란과 관련해 "월 1회 정도 손님 접대할 때 공관병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손목시계형 호출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박 사령관 아들도 현역 군인인 만큼 아들처럼 생각해 편하게 대한 건데 일부 소통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7일 대구에 위치한 제2작전사령부에서 박찬주 사령관이 통신 업체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7일 대구에 위치한 제2작전사령부에서 박찬주 사령관이 통신 업체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박 대장의) 해명이 나왔다. 이를 (진술한 공관병들에게) 전달했더니 이 친구들이 열이 받았다"며 "이 친구들 중 본인의 진술을 (언론에) 제공하는 것을 허락한 단계까지 갔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필요하다면 본인이 언론에 직접 진술하겠다"며 "음성변조를 통해 진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장과 부인의 이러한 '갑질' 행위와 관련해 임 소장은 "(박 대장은) 신분이 군인이기 때문에 군법을 적용받지만, 부인은 공범이라 민간 검찰에서 사건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부인의 행위는 남편의 권한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고, 남편은 직권남용을 방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장과 부인의 '갑질' 의혹 자료를 배포해 온 군인권센터는 3일 4번째 자료를 냈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했던 지난 2015년 한 공관병은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이밖에 군인권센터가 밝힌 바에 따르면 박 대장의 공관병들은 '전자 팔찌'를 차고 항시 호출에 대기하거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모욕적인 폭언에 시달렸다. 군대에 간 박 대장의 아들이 휴가를 나올 경우 공관병들에게 간식으로 '전'을 준비하도록 했고, 이를 이행하지 않자 박 대장의 부인은 공관병의 얼굴에 전을 던지기도 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박 대장은 논란이 확산한 이후 "지난 40년간 몸 담아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며 "전역지원서 제출과는 무관하게 국방부 감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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