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사령관 '갑질 논란'...군인권센터 "공관병 자살 시도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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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대구에 위치한 제2작전사령부에서 박찬주 사령관이 통신 업체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7일 대구에 위치한 제2작전사령부에서 박찬주 사령관이 통신 업체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의 폭로로 박찬주 육군 대장(2작전사령관) 부인의 '갑질'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군인권센터는 3일 4번째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했던 지난 2015년 한 공관병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추가 자료를 통해 "추가 제보는 박찬주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2014.10~2015.9)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부부의 갑질이 계속되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며 "특히 가혹한 근무 환경 속에서 공관병들이 겪었던 고충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공관병의 자살 시도는 2015년 발생했다. 박 사령관이 부인이 당시 한 공관병에게 어떤 물건을 찾아오라 지시했으나, 공관병이 이를 찾지 못했다. 그러자 공관병은 물건을 찾지 못했다는 보고를 하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껴 자살까지 시도했다.

군인권센터는 자료에서 "다행히 부관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제지하여 참극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령관 부부의 갑질이 한 젊은이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갈 뻔한 끔찍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해당 공관병은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고 전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공관병에 대한 '갑질' 행위는 박 사령관의 부인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해에는 또 다른 공관병이 박 사령관의 질책 끝에 최전방 GOP로 전출 가는 일도 벌어졌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주장이다.

사건은 박 사령관의 부인이 어느 날 집에 있는 밀폐 용기를 찾아오라는 지시를 공관병에 하면서 발생했다. 공관병이 용기를 찾아 갖고 갔지만, 박 사령관의 부인은 화를 냈고, 공관병이 공관 밖으로 뛰쳐나갔다.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관병에게 당시 박 사령관은 '내 부인은 여단장(준장) 급인데 네가 예의를 갖춰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고 호통치며 공관병을 12사단 사천리중대에 1주일 간 파견해 최전방 GOP 경계근무를 서게 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당 공관병은 최전방 GOP 파견 이후 타 부대로 전출됐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박찬주 사령관 부부의 갑질로 인해 공관병이 자살까지 시도한 점은 매우 충격적인 일로, 인격 모독으로 인해 병사들이 겪었던 모멸감과 수치심이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며 "수많은 장병의 생명을 책임지고 작전을 수행해야 할 지휘관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병사를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게 한 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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