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멕시코 구름 관중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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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가 열리는 LA 메모리얼 콜리시엄은 9만5000명을 수용하는 유서 깊은 경기장이다. 1932년과 1984년 올림픽 주경기장이었으며, 지금은 육상 트랙을 없애고 남가주대학(USC) 풋볼팀의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이번 멕시코전은 아드보카트호의 아홉 번째이자 마지막 전지훈련 평가전이다. 현장 판매분을 제외한 예매표는 매진됐다. 80% 이상을 멕시코계가 샀다고 전해진다. 멕시코 축구대표팀 경기가 벌어진 다음날은 코리아타운의 한국인 가게나 공장에서 일하는 멕시코계 종업원 중 상당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재미교포도 관심이 대단하다.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떠나고, 최희섭(LA 다저스)도 부진해 코리아타운의 최고 인기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경기 결과에 따라 양측 응원단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은 "독일 월드컵에서 우리가 스위스나 프랑스와 경기할 때 이런 상황일 것이다. 이들 나라 응원단이 대거 몰려올 것이기 때문에 멕시코전도 어차피 원정훈련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FIFA 랭킹 7위로 월드컵축구 본선 톱시드를 받은 강팀이다. 라파엘 마르케스(FC 바르셀로나) 등 유럽에 진출한 선수 3명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블랑코가 빠졌으나 전력의 70% 이상을 갖춘 상태다.

장모상으로 팀을 떠나 있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대신해 한국을 이끌고 있는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는 15일 공격진의 골 결정력을 중점적으로 훈련시켰다. 이기겠다는 의지다. 조재진(시미즈)이 코너킥 세트포지션에서 이동국(포항) 대신 노란 조끼를 입고 나와 훈련,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훈련 후 주장인 이운재는 "경기 내용이 좋았더라도 스포츠에서 2등은 필요 없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잘 싸우고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실망했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 내일은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월드컵 예선 11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친 '키킨' 프란시스코 폰세카(크루스 아줄) 등이 나올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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