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급식 낙찰 받기 위해 대리점주들 동원한 서울우유 상무 등 재판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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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임원 등이 대리점 업주들을 경기지역 학교 우유 급식 입찰에 참여시키는 수법으로 최저가 낙찰을 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마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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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는 26일 입찰방해 혐의로 서울우유 상무 A씨(58) 등 3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수도권 영업본부장 B씨(52) 등 4명을 약식 기소했다.
또 같은 혐의로 대리점 팀장급 직원 2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안양지청, 입찰방해 혐의로 서울우유 상무 등 7명 불구속 구공판·약식기소 #대리점 업주 동원해 학교급식 입찰 참여한 뒤 최저가 낙찰 받아

이들은 지난 2월 경기지역 500여 개 초등학교의 우유 급식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에 대리점 업주들을 참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교 우유 급식이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로 진행되는 점을 노렸다.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는 일정 비율 이상의 금액으로 입찰자 중에서 최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에게 낙찰하는 입찰 방법이다. 담합이나 뒷돈 거래를 막기 위해 지난해 도입된 제도다.

계약 금액이 2000만원 이하, 2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일 때 각각 낙찰 예정 가격의 90%, 88% 이상 견적서를 낸 업체 중 최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참여한 업체들이 많고, 다양한 가격을 써낼수록 특정 업체의 입찰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우유 급식을 하는 아이들 [연합뉴스]

우유 급식을 하는 아이들 [연합뉴스]

A 상무 등은 대리점들의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예상가격을 뽑았다. 이후 가격이 중복되지 않도록 각 대리점에 제시해야 할 가격을 사전에 알려줬다. 최저 가격을 제시하는 대리점이 낙찰을 받는 수법이다.

이 범행에는 수도권영업본부 2곳 산하 60여 개 대리점 업주들이 동원됐다. 일부 대리점은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과 상관없는 학교 급식 입찰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A 상무 등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서울우유가 입찰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A 상무 등이 학교급식 입찰 참여에 대한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했고, B 수도권영업본부장과 본사 직원 등 4명은 본사 지침에 따라 범행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약식기소했다"고 말했다.
안양=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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