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재판까지 받은 사안인데 감사원에서 다시 (감사를) 진행한다”며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를 언급했다.
洪 “저 사람들 길목 알기 때문에, 야당은 어렵지 않다” # MB “어려울 때 무한 책임 있어…다 해봐서 잘할 것”
홍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만남에 배석했던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재판까지도 다 받은 사안인데 감사원에서 진행한다고 하니…’ 정도 수준의 언급을 했다”며 “홍 대표가 근황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홍 대표 중심으로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 홍 대표에게 건강한 보수가 거는 기대를 상기하고 열심히 해달라”며 “이 전 대통령이 ’나도 밖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는 이 전 대통령의 당부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전 대변인은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여당이 속도를 내서 정책을 추진하니 강력한 야당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정치 구도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홍 대표가 취임 후 전직 대통령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어려울 때 야당 대표가 돼서 고생이 많다. 건강한 야당이 참 필요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홍 대표는 “여당 대표할 때보다 쉽다”며 “여당은 무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한 6개월 하면서 참 힘들었다. 야당은 할 일이 없다”고 답했다. 또 “저 사람들(정부ㆍ여당)이 가는 길목을 알기 때문에 (야당) 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 야당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려울 때 무한 책임이 있다. 이럴 때 건강한 야당이 딱 중심을 잡고 있으면”이라고 야당의 책임을 강조하며 “여당ㆍ야당 대표를 양쪽으로 다 해봤으니 내가 볼 때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 대표를 격려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