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맥주 자랑하더니…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 갑자기 취소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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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에서 여직원이 맥주를 나르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지난해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에서 여직원이 맥주를 나르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이달 말부터 8월까지 개최하려 했던 ‘제2차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이 갑자기 취소됐다고 북한전문 여행사가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더 많이 유치해 외화 확보하려 했는데… #북한에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 원인일 듯 #FAO, 北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식량난 겪을 듯

중국 베이징의 북한전문 여행사 ‘고려여행사(Koryo Tours)’는 “애석하게도 2017년 평양 (대동강) 맥주 축전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오늘 통지받았다”고 영문 블로그를 통해 23일 공지했다.

여행사는 “취소 이유는 불확실하며, 자세한 정보를 얻는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를 “북한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북한이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맞아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될 전망이라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또 이 여행사는 “관광객들이 축전에 참여하는 수백 명의 현지 주민들과 어울리고 소통할 훌륭한 기회였고, 커다란 성공을 거둔 지난해 축전에 이어 이번 축전은 올해의 하이라이트 행사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며 아쉬워 했다.

앞서 북한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제2차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힌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제2차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이 열린다”며 “식당배 ‘대동강’호와 부두 주변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전에서는 대동강맥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1번부터 7번까지의 맥주, 새로 개발한 밀맥주와 함께 여러 가지 요리를 봉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17일 별도 기사에서 새로 생산을 시작한 밀맥주가 이번 축전에서 선보인다고 공개하는 등 북한은 최근까지 관영 매체를 통해 행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색적인 대동강맥주 축전을 열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유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해 외화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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