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상, “지금은 북한에 압력 가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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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이 한국 정부의 대북 군사회담 및 적십자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현재는 북한에 압력을 가해야 할 시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외상은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진행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대화와 압력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압력을 가할 때라는 데 3국 정상이 확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 두고 # “G20 때 한미일 정상이 압력 확인” # 유엔 총장과도 대북 압박 강화 일치 # 관방장관은 "압박 방침에 문제 안돼" #

 그는 "제3국(남북) 간의 진행 상황인 만큼 코멘트는 삼가겠다"며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도 한일, 한미일간 의사소통과 연대를 중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면서 여러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외상은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지금은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지지통신이 18일 전했다. 기시다는 회담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인 만큼 보다 엄중한 조치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조기에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 압박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 마루야마 노리오(丸山則夫) 보도관(대변인)도 이날 뉴욕에서 한국의 대북 회담 제의에 대해 “지금은 대화가 아닌 압박을 가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선순위는 제재를 통해 평양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진지한 대화를 위해 압박을 가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8일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대해  "북한에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한미일 3국 방침과 관련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 제안은 이산가족 상봉과 휴전선 군사경계선상의 적대행위 중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 발언은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기조를 강조하면서 기시다 외상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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