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퉈자시 9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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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결승전 1국> ●커   제 9단 ○퉈자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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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보(165~198)=커제 9단이 165로 중앙 백 한 점을 끊어먹으면서, 바둑의 모든 접전이 마무리됐다. 남은 수순은 미세한 끝내기 뿐이다. 이제 승부가 뒤집힐 만한 자리는 없다.

앞서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패'가 아닌 계가를 선택한 퉈자시 9단의 판단은 옳았다. 마지막에 흑이 중앙에서 소소한 전과를 올렸지만, 승부는 이미 백에 기울었다. 대국을 해설하던 김성룡 9단은 “백이 2집 반 정도 집이 많다. 미세하지도 않은 바둑”이라고 설명했다.

커제 9단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나 보다. 쉽사리 돌을 거두지 못하고 계속해서 끝내기 수순을 이어갔다. 198수에 이르러서야 커제 9단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결승전 1국은 퉈자시 9단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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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커제 9단이 허망하게 패배한 이유는 뭘까. 박영훈 9단은 종반에 급작스럽게 이뤄진 하변 바꿔치기를 원인으로 꼽았다. 박 9단은 '참고도'를 보여주며 "흑은 일단 하변을 살린 다음 중앙을 최대한 부풀렸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전에서는 하변 흑이 몽땅 백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흑이 집 부족을 극복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1국은 퉈자시 9단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부는 지금부터다. 2국에서는 커제 9단의 저돌적인 반격이 예상된다. 198수 백 불계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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