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비선 실세 있느냐"고 묻자…朴 전 대통령 "비참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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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와 공모해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순실씨와 공모해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검찰이 과거 수사 당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진술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서 김 전 수석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조서 내용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박 전 대통령에게 "비선 실세가 있느냐"고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비참하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 대답을 "최씨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검찰에 설명했다.

김 전 수석은 또 "박 전 대통령에게 그 사람(최순실)이 호가호위하는지도 여쭤봤더니 '그 사람이 한 일에 대해선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기억이 난다"며 "비선 실세에 대해 국민에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대통령이 별다른 말씀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안종범 수석에게 어떻게 된 거냐 물으니 기업인들 독대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제가 기업인 독대 이야기도 (대통령 입장 자료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대통령께서 완강히 반대하신다고 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10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의제를 던진 것을 두고 "개헌 발표 이후 모든 언론이 그걸 쫓아가는 상황이어서 다들 신의 한 수였다고 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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