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주택시장, 수도권·강원 '확장'-충청·경상·제주 '수축' 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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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수도권과 강원권 주택시장이 '확장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충청·동남(부산·경남)·대경(대구·경북)·제주권은 '수축국면'으로 나타났다.

한은, 지역별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수도권은 재건축·재개발이 가격 상승 요인 #지방은 미분양 증가로 '흐림'-호남은 '보합'

26일 한국은행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5월 19일~6월 7일 기간에 지역별 주택시장 전문가 96명을 설문조사해 지역별 주택시장 경기국면을 정성적으로 평가했다. 응답한 전문가가 해당 지역 주택시장을 회복기 또는 호황기에 있다고 답하면 확장국면, 후퇴기 또는 침체기로 응답하면 수축국면으로 구분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 전문가들은 주택매매시장과 분양시장 모두를 확장국면으로 봤다. 수도권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재정비 사업이 주택매매가격의 상승요인이라는 답변(38.5%)이 가장 많았다. 강남권 등 주거선호지역에 대한 주택 입주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응답(17.9%)이 그 뒤를 이었다. 강원지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반시설이 확충되는 등 지역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서 가격이 상승한다는 분석(23.5%)이 주를 이뤘다.

이에 비해 동남권, 충청권, 대경권, 제주권은 주택매매시장이 수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동남권에서는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부산을 제외하고는 울산·경남지역은 주택시장이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 지역 전문가들은 주택 입주물량이 증가하고(34.4%),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 정부 정책(34.4%)이 주택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대경권(대구·경북) 역시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주택 거래와 시장참가자의 심리가 위축됐다는 응답 비중이 컸다.

충청권은 세종시만 확장국면이고 나머지 충북·충남지역은 수축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충북은 미분양 주택이 늘어났고 대전 지역은 세종시 등으로 인구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권은 응답자(5명) 전원이 주택시장이 수축국면에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제주권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감이 커졌고,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데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게 이유였다.

호남권은 확장과 수축국면이라는 응답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보합으로 평가됐다. 호남권 주택시장은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1분기에 대규모 입주가 있었던 광주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남과 전북 모두 거래가 부진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이 차별화되고 있는 만큼 권역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지적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를 종료하고 서민·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주택 매매시장이 부진한 일부 지방에 대해서는 업계의 자율적인 주택공급물량 조절, 구도심 활성화 사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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