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나부터 6시 퇴근" 직원들 고충 청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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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젊은 직원들로부터 직접 업무상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취임 첫날엔 전층 돌며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 #구내식당서 함께 식사도...소통 위한 거리좁히기

그는 이날 오전 외교부 5급 이하 직원들과 비공개 대화를 통해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한 애로 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됐다. 강 장관이 발언을 하고 직원들도 자유롭게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말하는 형식이었다.

강 장관은 습관적으로 야근하는 풍토를 없애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저부터 6시 퇴근을 지켜보기 위해 노력하겠다. 조직이라는 것이 의지가 있으면 (의지가)흘러내려와서 말을 안 해도 (직원들도 따라)하게 돼 있으니,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모든 것으로 한 번 쇄신해 보는 것을 과감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첩에 적으며 들은 강 장관은 워킹맘으로서 자신의 경험도 소개했다. 강 장관은 “1년 정도 전업주부를 한 적도 있는데, 아이들 3명의 하루 일정과 학원 다니는 것을 관리하며 보낸 결과 아이들이 이뤄내는 결과는 엄마가 100% 관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또 “엄마가 그렇게 관리하면 단기간의 만족감, 안정감은 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의 (본래 갖고 있는)생김새를 잘 파악하는 것”이라며 “거리를 두고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가 생긴 대로 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는 직원 약 400명이 참석했다. 현장에 오지 못한 본부와 재외공관 직원 2200여명을 위해 외교부 내부망을 통해 생중계했다.

강 장관은 취임 이후 직원들 곁에 가까이 가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식을 한 19일 오후에는 외교부 청사 16층부터 4층까지 사무실을 돌면서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했다. 국장, 심의관(부국장)의 방은 아예 들어가지 않고 과장 이하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만 방문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4층에 있는 노조 사무실이었다. 모든 사무실을 도는 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20일에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간부들을 대동하지 않고 비서관 1명만 수행한 채 일반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선 직원들이 장관이 손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란 생각부터 버려야 활발한 소통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거리 좁히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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