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보는 채권형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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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들어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널뛰기 장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5년만에 처음으로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수탁액도 8일부터는 증가세로 돌아 13일까지 사흘 연속 늘어났다. 이달초 콜금리 인상으로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채권 금리도 4%대에 안착했다.

안정성 높고 수익도 짭짤=채권형 펀드로 다시 돈이 모이는 이유는 역시 증시 불안이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폭발적인 수익률을 올렸던 주식형 펀드들이 올초부터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 비중이 60%를 넘는 성장형 펀드는 지난주 코스피 지수 하락률과 비슷한 마이너스 3.8% 수익률을 올렸으며 주식 비중이 40%를 밑도는 안정형마저 마이너스 0.85%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43%(연 환산)나 됐다.

채권형 펀드의 고수익은 이달 들어 국고채 3년물이 4%대로 떨어지면서 채권 시장이 호조를 띤 덕분이다. 이달 9일 금통위 전까지만해도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갈팡질팡했던 채권시장이 막상 콜금리가 인상되자 안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금리.주가 흐름 잘 살펴야=그렇다고 채권형 펀드가 만능은 아니다. 지난해처럼 채권 금리가 급등한다거나 주가가 많이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 콜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에도 고금리 정기예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수익률 경쟁에서도 크게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최규삼 연구원은 "안정성은 비슷하지만 수익률은 아무래도 채권형 펀드가 은행권 정기 예금보다는 높을 것"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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