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가발 때문에…기록도 줄어든 女멀리뛰기 선수

중앙일보

입력

여자 멀리뛰기 선수가 벗겨진 가발 때문에 기록마저 단축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가발’도 신체의 일부라고 규정한 경기 규칙 때문이다.

16일 열린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다이아몬드 리그 오슬로 대회 여자 멀리뛰기 결승 1차 시기에서 블레싱 오카그바레(29·나이지리아)가 6m 40 지점에 착지했다. 하지만 그가 순간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가발은 다른 곳에 떨어졌다.

[사진 유튜브 캡처]

[사진 유튜브 캡처]

오카그바레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지켜보던 심판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심판진은 오카그바레의 궁둥이가 닿은 지점이 아닌 가발이 떨어진 곳(6m 21)을 ‘1차 시기 기록’으로 인정했다.

통상 멀리뛰기에선 출발선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남은 신체 흔적을 기록으로 측정한다. 머리카락이나 목걸이 등이 모래에 닿으면 그 부분까지가 기록이다. 이 때문에 멀리뛰기 선수 대부분이 경기 당일 장신구를 최소화한다. 기록에 방해될 것을 우려해서다. 혹시라도 장신구가 떨어지는 불상사도 방지한다.

이후에도 오카그바레는 가발을 더 단단히 고정하고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1차 시기에서의 해프닝 때문인지 평소보다 저조한 6m 48로 7위에 그쳤다. 오카그바레의 개인 최고 기록은 7m다.

오카그바레는 나이지리아를 대표하는 육상선수다. 멀리뛰기에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 2014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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