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성 의원들, 靑에 '안경환 부적격' 의사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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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의원들이 청와대 측에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우리 당 몇몇 의원들이 아마 청와대에 (안 후보자가 법무장관직에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겉으로, 집단으로 하지 않아도 개별적으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여성 의원들이 한곳에 모여 성명서나 논평 등을 논의한 일은 없다"면서도 "다만 (청와대에) 이러저러한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후보자는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표현을 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날인 15일에는 안 후보자가 1975년 당시 교제 중이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가정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 아들의 고등학교 퇴학 판정 이후 학교 측에 탄원서를 제출하자, 아들에 대한 학교의 징계 수위가 낮아진 일 등이 문제로 거론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다른 여성 의원도 안 후보자와 관련해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민주당이 젠더 감수성이 굉장히 높은 정당으로, 사안별로 성명도 내고 논평도 냈던 터라 부담이 된다"며 "활자화한 것을 보면 전체 맥락은 그렇지 않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내부 여성 의원들의 분위기도 전했다. 여성 의원들이 모여있는 채팅방에서 안 후보자와 관련한 뉴스를 공유해 함께 보며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아직 의원들의 단톡방에서 별 얘기는 없지만, 어젯밤부터 여성 의원들끼리 서로 뉴스 링크를 공유하면서 놀라고 당혹스러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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