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그렌펠타워 화재…안타까운 실종자 사연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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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정확한 사상자 수는 여전히 집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 발생 하루 지나도 사상자수 집계 안 돼 #12세 조카 “복도에 있다”는 전화가 마지막 #아버지와 엘리베이터서 헤어진 뒤 연락두절

14일(현지시간)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2명. 50여 명이 런던 시내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 중 수 명은 중태라고 런던 소방당국은 밝혔다.

24층 아파트인 그렌펠 타워에는 120가구, 400~600명의 주민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그렌펠 타워 거주민의 생사가 불분명해지면서 안타까운 실종자 사연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 친지ㆍ친구들이 연락이 두절된 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당국에 신속한 수색을 당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바노의 고모가 페이스북에 올린 제시카 우바노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우바노의 고모가 페이스북에 올린 제시카 우바노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그렌펠 타워 20층에 살고 있는 제시카 우바노(12)의 고모는 페이스북에 우바노의 사진을 올린 뒤 “아직 조카를 찾지 못했다. 사고 당일 밤 '사람들과 함께 계단에 있다'고 알려온 전화통화가 마지막”이라며 “조카는 150㎝ 가량의 키에 곱슬머리”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아파트 밖에서 봤다는 연락도 있었지만 결국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사진을 공유해주고 이렇게 생긴 아이를 발견하면 연락달라”고 호소했다.

네다의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모하메드 네다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네다의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모하메드 네다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모하메드 네다(67)의 친구들도 페이스북의 그의 사진을 올리고 “찾아 달라”고 글을 올렸다.
네다와 과거 아프가니스탄 브리츠에서 함께 일했다는 친구는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네다의 아내는 런던 병원에서 응급 치료 중이고, 22세 아들은 또 다른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며 “네다의 생사는 알 길이 없다”고 썼다. 이어 “네다는 20층에 살았고, 사고 당일 옥상에서 이웃들 구출을 돕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있다”고 말했다.
네다의 조카도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런던 5군데 병원을 다 찾았지만 치료 명단에서 네다의 이름을 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지파리 아버지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지파리 아버지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자파리는 아버지를 찾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사고 당일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은 탈출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10층에서 멈췄다고 한다. 연기가 너무 매케해 아버지가 숨을 쉴 수 없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문이 닫히며 어머니, 여동생만 1층으로 내려왔다”고 울먹였다.

엘거리의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마리엠 엘거리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엘거리의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마리엠 엘거리의 사진. [인디펜던트 캡처]

19층에 살았던 20대 여성 마리엠 엘거리도 실종 상태다. 그의 친구는 페이스북에 엘거리의 사진을 올린 뒤 “사고 당일 새벽 2시 반까지만해도 엘거리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목격담이 있다. 하지만 병원과 구호소 등 어디에서도 엘거리를 찾을 수 없다”고 적었다.

실종된 카디자의 직장 상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그녀의 모습. [인디펜던트 캡처]

실종된 카디자의 직장 상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그녀의 모습. [인디펜던트 캡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24세 여성 카디자의 직장 상사도 페이스북의 사진을 올린 뒤 “새벽 3시까진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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