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 신임 위원장 "국사편찬위, 이제 교과서 편찬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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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취임한 조광 신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이제 국사편찬위원회는 더 이상 '국사 편찬'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료 수집과 정리 등 역사 연구 지원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사편찬위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취임한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중앙포토]

지난 12일 취임한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중앙포토]

현재 국사편찬위원회는 "우리나라 역사를 연구하고 그 체계를 정립함에 필요한 각종 사료의 조사·수집·보존·편찬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사의 연구·편찬·연수·보급을 원활하게 하여, 한국사 연구의 심화와 체계적인 발전 및 국민의 역사인식 고양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한국사 연구의 사료 기반 구축, 최고의 사료·역사 정보 서비스, 역사 교육 강화·역사 대중화 실현, 한국 역사학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등을 꼽고 있다.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

조 위원장은 지난 2015년 국사편찬위의 국정 역사교과서 작업 주도 당시 "역사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한 데에 이어 국정 교과서가 나온 이후엔 "오류가 많고 수준 미달의 책"이라며 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한 교과서 편찬은 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관의 개명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역사 교과서를 국가가 편찬한다는 것은 현대사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검정교과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교과서가 범할 수 있는 오류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문제는 어디까지나 학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국사편찬위원회가 개입하면 사상의 자유와 충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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