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7부 검사라면서 결혼하자는데" 과거 지식인에 질문한 네티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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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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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사칭해 여성들을 농락한 20대 백수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피해자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질문 또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네티즌 A씨는 포털사이트 질문 답변 서비스에 "검찰 사칭 처벌 가능한가요"라고 물었다.

A씨는 "헌팅으로 만난 남자인데 본인이 검사라고 소개를 한다. 대검찰청 특검7부 소속이라고 한다"며 "부산으로 발령받아서 내려왔다고 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대검찰청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하고, 계좌번호도 입금 가능한 계좌가 아니라고 하고 보여준 기소서류 사건번호를 조회해보니 아예 없는 사건 번호"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혼하자 하는데 이 정도면 사기 아닌가요?"라며 "사칭으로 신고한다고 하니 되려 저를 무고죄로 신고한다고 한다. 이런 건 검사 사칭, 위조죄 등이 성립 안 되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금전적 피해는 없었으나 몸도 마음도 정신적 피해가 크다. 처벌받도록 하고 싶다"며 "사회악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A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이후 약 4개월이 뒤인 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이던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B씨는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대검찰청 특검 7부 차장검사'라고 소개했다. B씨는 또 카카오톡 메신저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재용이형'으로, 검찰총장은 '우리 총장님'으로 표시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검사를 사칭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여성 12명에게 접근해 결혼을 미끼로 교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에 특검7부라는 부서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신분증은 위조된 것이었다.

경찰은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B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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