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에 정상간 상호 방문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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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내년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상호 방문하는 방안을 중국에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은 2008년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진 이래 중단되고 있다.

내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40년 맞아 #지난달 방일한 양제츠 국무위원에 #아베와 시진핑 교차 방문 뜻 전해 #정상 상호방문은 2008년 이래 중단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방일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내년에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을 실현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당시 양국 간에 구체적인 일정 얘기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 위원은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양 위원은 방일 때 아베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과 회담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 중국이 개최하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아베 총리가 참석한 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시 주석의 방중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양 정상 간의 빈번한 회동을 통해 경제 교류를 촉진하고 안보 면에서의 현안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올해는 중일 국교정상화 45주년이며 내년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이다. 조약 체결 20년인 1998년에는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이, 30년인 2008년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각각 일본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일단 오는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일 정상회담 개최와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양국 관계개선 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제를 중심으로 중국에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공개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아시아의 미래’ 국제교류회의에 참석해 “(일대일로가)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지역을 연결하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며 “환태평양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권에 바람직한 형태로 융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으로서는 (일대일로에) 협력해 가고 싶다”면서 “참가국의 재정 건전성 유지와 국제사회의 공통 인식의 반영이 협력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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