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한국정부 사드 조치 이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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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호 01면

한민구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에 화답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 장관은 이 날 매티스 장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도 열고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AP=뉴시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 장관은 이 날 매티스 장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도 열고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AP=뉴시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조치를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말했다고 3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했다.

싱가포르 한·미·일 국방 회담 #美 “북핵 외교·경제 수단 해결”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매티스 장관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한 장관은 매티스 장관에게 “사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이며, 기존 결정을 바꾸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미 동맹의 정신으로 해결한다”고 강조하자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매티스 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과의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했다. 3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고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앞으로 3국의 정보 공유와 군사훈련을 늘리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이어 이나다 방위상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선 양국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부적 사항에선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매티스 장관은 앞서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안보’ 주제 발표에서 “한국과 한국민을 상상의 문제가 아닌 진짜 문제(북한 핵·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했다”며 “문제는 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순수한 방어 무기인 사드를 배치한 한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과 투명하고(transparently)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투명하고’라는 단어는 사전 배포한 원고에선 없었다. 이 때문에 매티스 장관이 한국의 사드 보고 누락 논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그는 ‘북한 선제 타격’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면서 “군사력보다 외교·경제적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나다 방위상도 한 장관과 만나기 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의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인 사항”이라면서 “일본은 역할과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합의는) 한국의 이전 정부(박근혜 정부)와 이미 해결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래를 바라보고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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