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현관 앞까지 배웅한 文대통령…"외교문제 걱정돼 경험과 지혜 빌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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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예정된 시간을 50분 넘긴 1시간 50분 동안 오찬을 함께 했다.

반 전 총장 "한미정상회담, 정중하고 당당하게 임해라" 조언 #반 전 총장 "북핵문제, 한미간 공통분모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본관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반 전 총장을 반갑게 맞이하며 환영인사를 한 뒤 오찬장인 백악실로 직접 안내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새정부 출발을 잘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크게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 등 힘든 여건에 처해 있어 잠 못 이루는 밤이 많겠지만 지금 국민들 지지도 높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만난 정부 인사들도(주로 저는 오바마 인사지만) 한국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국민의 지지가 높은 새정부에 대한 기대가 많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정치는 소통을 하면서 풀어가면 되지만 외교문제는 걱정이고 당면 과제이다. 반 총장께서 경험과 지혜를 빌려주면 좋겠다"고 청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외교도 국민의 총의를 참작해 풀어가면 된다"면서 "외교는 밸런스를 잘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반 전 총장은 "정중하고 당당하게 임하는 것이 좋다. 북핵에 대한 한미간의 공통분모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에 대해선 "한미간의 공통분모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북핵문제를 포괄적, 단계적, 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준뒤 차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준뒤 차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 전 총장은 "주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잘 활용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찬이 끝나고 백악실 앞에서 인사를 나누자는 반 전 총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직접 1층 현관 앞까지 나가 반 전 총장을 배웅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청와대 도착 즉시 기록한 방명록에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시며 활기찬 새 시대를 열어가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무한한 경의와 축하를 드린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시고 한반도 평화 통일 달성에 큰 위업을 이룩하시길 기원드린다"고 적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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