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실] ⑧ 중학생 학부모가 지도할 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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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부산 남일중 교사

학교 현장에서 독서 교육 활동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독서 수준은 개인차가 커서 모든 학생들이 책을 즐겁게 읽도록 이끄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학생들이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독서 흥미를 유발하거나 지도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한다.

가정에서의 독서 지도 방법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 자녀에게 독서 지도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안이지만 가장 많은 부모가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것이다. 자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서점에서 골라 부모가 먼저 읽는 모습을 보여 주고 그 내용에 대한 얘기로 흥미를 일으키며, 책을 권해 주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부터 부모와 자녀가 같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가족 간 대화로 이어나간다면 자녀와 공감하는 대화 내용을 갖게 되고 책에 대한 흥미도 높아지게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권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부모가 서점에 들러 선택한 책이라고 모두 재미있는 것은 아니며 모두 자녀의 수준에 맞는 것도 아닐 것이다. 자녀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권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장도서들을 참고하면서 자녀의 관심사, 취향, 수준에 알맞은 책을 골라 부모가 먼저 읽고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자신의 체험을 섞어서 동기를 유발하며 책을 권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실생활에서도 책과 연관지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고 책을 읽어 주며, 의도적으로 말을 시키고 또 읽은 책의 내용을 물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갈 때 읽었던 책에 나온 여행지의 이야기나 인상 깊었던 여행담의 내용을 들어 대화를 나눈다면 대화의 내용도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흥미도 유발할 수 있다. 부모의 체험과 말에 자녀는 더욱 큰 관심을 가질 것이며, 이로 인해 가족 간의 사랑도 커질 것이라 생각된다.

부모가 읽은 책의 내용이나 느낌을 간단히 적어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 편지나 쪽지로 책읽기를 권하는 방법 등 자녀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부모의 노력은 아이를 감동시킬 수 있다. 독서 후 활동으로 감상문이나 간단한 느낌을 부모와 자녀가 같이 써 보거나 공동 기록장을 만드는 방법도 좋다.

즐겁게 책을 읽는 습관이 형성되었다면 부모가 의도적으로 독서 영역을 확대시켜 줄 필요가 있다. 독서량과 질에 관심을 가지고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김경희 부산 남일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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