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흉기 위협·시신발견'…잇단 사고 휘말리는 인터넷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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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생방송 중 폭행을 당하거나 변사체를 발견하는 등 의도치 않은 사고에 휘말리는 일이 늘고 있다.

9일 아프리카TV의 BJ A씨는 야외방송을 하던 중 의문의 남성이 계속해서 쫓아오다가 자신을 찍지 말라며 시비를 거는 일을 겪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저 남자 칼을 들고 있다"고 알렸고, A씨는 해당 남성이 모습을 감춘 후 "저 남성분 만취 상태다. 대화하는데 눈이 풀려있어 위협을 느꼈다"며 "방송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니까 괜히 시비를 걸러온 것 같다"고 전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인기 BJ B씨는 지난 27일 술집에서 방송 촬영 중 우연히 배경으로 찍힌 여성이 '왜 마음대로 자신의 얼굴을 찍냐'고 항의하면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B씨는 "본의 아닌 불미스러운 일로 시청자분들에게 불안감을 드렸던 점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작은 문제들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BJ가 되도록 하겠다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31일 BJ C씨는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바닷가를 거닐며 방송을 하던 중 시신을 발견해 신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재 C씨는 해당 동영상을 삭제한 상태지만 시신의 모습이 당시 인터넷방송을 시청하던 100여명에게 여과 없이 전달됐다.

인터넷 방송은 시청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하고 소통하면서 시작된 방송으로 기존 방송과 달리 대본이나 짜놓은 상황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기가 많아지며 BJ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콘셉트 다양화를 위해 실내에서 벗어나 실외에서 방송하는 일도 많아졌다.

역동감 있고 현실적인 상황들이 펼쳐진다는 점이 기존 TV 방송과 차별화되지만 위와 같은 사고 발생시 대처가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3일 실시간 방송인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한 자살 방송이 이어지자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비디오 신고 절차를 간단히 해서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빠른 도움을 주고, 유해한 콘텐츠는 바로 제거할 것"이라고 자체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또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진 '공동체의 힘'을 발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만큼 우리나라 인터넷 방송의 영향력도 커지는 만큼 해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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