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과외·연애 빼곤 다 해봤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전과학고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입학, 한국 고등교육재단과 루슨트 국제과학, 그리고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 장학생, 아시아.태평양 대학생 벤처정신협회(ASES) 한국지부 창립자 겸 초대의장, KAIST 학부생 벤처 1호 '와이즈현'(원격제어솔루션 개발회사) 공동창업자.

스물 세살 청년 노현우(盧炫佑)씨의 화려한 이력이다. 이런 그가 또 하나의 명예로운 이력을 얻게 된다. 오는 22일 KAIST 후기 졸업식에서 공학부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는 것. 盧씨는 4.3만점에 4.0을 따냈다.

그렇다고 盧씨가 공부벌레는 아니다. 그는 KAIST 핀수영(두발을 하나의 오리발에 넣고 하는 수영)팀인 '오리발'의 단원으로 전국대회에 나가 여러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와 총무를 맡았다. 1인다역을 소화해냈다. 그는 "학창시절 못해 본 것이 있다면 연애와 과외"라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유학을 앞두고 있는 그는 "유학 가서도 KAIST에서의 경험을 바탕삼아 1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재 벤처회사인 와이즈현에서 마케팅과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盧씨는 미국에 가서도 공부에만 전념할 수는 없을 듯하다. 올해 일본에 진출한 와이즈현의 내년 목표가 미국 실리콘 밸리 진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이미 미국지사에서 일할 스탠퍼드대 출신 3~4명을 뽑아 국내에서 '코드'를 맞추는 중이다.

"요즘 이공계 기피현상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공계 출신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이잖아요. 그런 이공계 출신의 한계를 깨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는 盧씨. 열정에 가득찬 그의 목표는 일단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가 본받을 모델"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