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북 전군파와 접촉 가능성|마루오카 검거로 드러난 행적과 음모|활동거점 대상 아시아로|세계이목 끌 사건 계획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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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에 잠입해 대통령선거나 올림픽과 관련, 테러를 노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일본적군파 제2인자 「마루오카·오사무」 (구강수·37) 의 검거는 한국과 일본에 국제테러에 대한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루오카」 가 지난21일 일본경시청에 검거되지 않았다면 적군파가 그들의 명성(?)을 올리고 수감중인 공범 석방을 위한 깜작 놀랄 행동을 한국에서 저질렀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공조수사를 펴고 있는 한국과 일본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지난 10여년동안 중동에서 암약해온 적군파가 중동정세의 변화에 따라 활동거점을 아시아로 옮기려던 전략이 드러난 것으로보고 있다.
실제로 적군파는 올들어 리비아에서 열린 세계과격파조직회의에서 「구미인에게는 어려운 아시아작전」에 힘을 쏟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적군파가 「마루오카」를 지난7월부터 원래 적군파의 기지였던 오사카등 일본 관서지구에 잠입시켜 한국·일본·동남아시아를 잇는 조직을 구축, 1차 목표를 한국의 선거나 올림픽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결과 「마루오카」는 지난 4개월간 북경·홍콩·싱가포르·필리핀·말레이지아와 오스트리아등 8개국을 여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루으카」는 8월3일부터 15일간 홍콩에, 8월24일부터 11일간 북경에 머물렀으며 북경체류시에는 북한을 거점으로 북경을 자주 드나드는 70년 요도호납치사건의 적군파 (8명)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것.
또 「마루오카」가 홍콩체류중 같은 시기에 북한의 전인민무력부장 백학림이 홍콩을 방문중이었다는 것이 주목거리이나 「마루오카」는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실정.
게다가 일본 적군파두목인 「시게노부·후사코」 (중신방자·42·여)등이 금년들어 자금난으로 소련과 접촉중이라는 정보도 있다는 것.
치안본부는 특히 「마루오카」가 검거당시 5백만엔의 활동자금과 12월7일자 서울행 비행기표를 지니고 있었던 것은 이미 한국내에서 접선할 인물 및 활동계획이 서있는 반증으로 보고 한국내 연계인물 및 조직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경찰은 그가 한국 대통령선거일 전인 12월7일을 한국잠입날짜로 잡은것은 선거관계 요인납치등 테러로 일본기업 연쇄폭발사건으로 일본에서 복역중인 적군파 「다이도지」 (대도사장사·39) 등 4명을 구출키 위한것 일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일경찰은 또 과거 뮌헨올림픽테러에서처럼 국제이목이 쏠리는 올림픽은 테러리스트들에게 가장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적군파가 올림픽테러의 준비작업으로 「마루오카」를 한국에 침투시키려 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적군파는 지난 10월21일 「국제 반전의 날」에 중동으로부터 일본내 지지세력에 메시지를 보내 『서울올림픽은 미·일등 제국주의의 새로운 반혁명노선의 고리(환)』라며 『서을올림픽개최는 한국인민의 민주화투쟁에 의해 장사지내게 될것』이라고 주장해 그들이 올림픽방해책동에 나설것임을 시사했다.
검거된 「마루오카」가 수년전부터 한국을 드나들었다는 정보가 있고, 그동안 동남아를 드나들었다는 사실등으로 미루어 그의 이번 한국잠입목적이 어떤 구체적인 테러였는지, 단순한 거점구축이었는지는 아직 명확치 않으나 한반도에 적군파에 대한 적신호가 켜진것은 틀림없는 일이어서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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