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시장 양들의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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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직화구이 전의 양갈비. [사진 해피램]

직화구이 전의 양갈비. [사진 해피램]

웨스틴조선호텔 뷔페 아리아의 ‘램 랙(Lamb Rack)’ 바비큐는 이 호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최상철(47) 주방장은 “양고기는 특유의 향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양꼬치로 입문한 사람들이 최근 고급육인 양 갈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아리아의 양 갈비 소비량은 지난 2015년 3톤에서 지난해 10톤으로 크게 늘었다. 최 주방장은 “12개월 이하의 램은 육질이 부드럽고 냄새가 거의 없어 여성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층 넓어지며 수요 늘어 #양고기 수입 10년 새 4배 급증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류기택(52) 씨는 목요일쯤 양고기 전문 온라인몰에서 양 갈비를 주문한다. 류 씨는 “돼지와 소고기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데, 식감은 돼지에 가깝고 맛은 소고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양 갈비 바비큐를 100회 이상 조리했다는 류 씨는 “양념하지 않고 숯불에 최대한 가깝게 굽는 게 최상의 조리법”이라고 말했다. 캠핑용 양 갈비는 100g에 3000~4000원 선으로 양은 1인당 500g 정도가 적당하다. .

숯불에 구워진 양갈비. [사진 해피램]

숯불에 구워진 양갈비. [사진 해피램]

양고기가 우리 식탁에 가까워졌다. 관세청 수입통계에 따르면 2006년 3095t이었던 수입 양고기는 지난해 1만2334t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수입 금액으로 치면 116억원에서 776억원으로 10년 새 7배가량 늘었다. 소고기 수입량에 비하면 3%에 불과하지만, 양꼬치·훠궈 등 양고기 음식점이 대중화된 지가 10여 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양꼬치엔 칭따오”가 한때 유행어였다. 양꼬치는 중국 요리 방식이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양고기 중 중국산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을 포함해 몽골 등 중앙아시아는 물론 미국도 구제역 등으로 인해 양고기 수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양고기는 대부분 호주·뉴질랜드산으로 이중 호주가 93%를 차지한다.

양고기는 크게 12개월 미만은 램(Lamb), 그 이상은 머튼(Mutton)으로 구분된다. 해피램 김재우(44) 대표는 “어린 양일수록 맛있다”며 “고급 육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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