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고속도로ㆍ국도 다닐 때 '이것'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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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에 야생동물이 튀어나올 경우 급하게 핸들을 돌리거나 상향등을 사용하면 안된다.

운전 중에 야생동물이 튀어나올 경우 급하게 핸들을 돌리거나 상향등을 사용하면 안된다.

 고속도로나 국도를 운전하다 보면 도로 위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동물을 만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해 동물이 죽는 사고도 종종 생긴다. 이른바 '로드킬'이다.  지난해 고속도로·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집계된 것만 1만 5114건이나 된다.

연중 5월~6월에 '로드킬'사고 최다 #고라니,뱀, 꿩 등 야생동물 종류도 다양 #야생동물 출몰 구간에선 서행운전이 최선 #상향등은 동물 시력장애 유발해 사용말아야 #급하게 핸들 돌리면 2차 사고 가능성 커져 #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5년간 도로 위 로드킬 사고 5만7870건(고속국도 1만1379건, 일반국도 4만5491건)을 분석한 결과 로드킬은 1년 중 5~6월에,하루 중에는 새벽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가장 사고가 빈번한 고속도로는 중앙선, 중부선, 당진대전선이며 일반국도는 38호선, 36호선, 17호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로드킬을 주로 당하는 동물은 고라니, 뱀 등이다. 국립생태원 최태영 연구원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연간 로드킬을 당하는 야생동물 중 31%가 고라니 등의 포유류, 17%가 뱀 등 파충류, 23%가 꿩 등 조류, 28%가 두꺼비 등 양서류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연간 도로에서 죽는 고라니가 6만 마리, 고양이가 10만 마리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로드킬의 야생동물 비율을 적용하면 실제로 매년 180만건이 넘는 로드킬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킬이 특히 5, 6월에 가장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어미로부터 독립해 이동하는 동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야생동물과 충돌하면 차량과 운전자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진다. 때로는 2차,3차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문에 로드킬 방지법을 숙지하는 게 필요하다. 우선 로드킬 사고를 피하려면 야생동물 출몰구간 표시판이 있는 곳에서는 서행 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도로 전광판과 내비게이션에서 야생동물 출몰 가능성을 알리는 구간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도로에서 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상황에 따라 대처방법이 다르다. 경적을 울려 동물이 스스로 피하게 하는 게 좋지만 상향등은 켜지 않아야 한다.

로드킬은 주로 밤이나 새벽에 많이 일어난다. 전조등을 켜고 운전하다가 동물을 만나게 되면 동물에게 피하라는 신호를 주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상향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상향등은 동물에게 일시적 시력장애를 일으켜 동물이 차량에 돌진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야생동물 출몰구간 등에서는 서행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자료 국토교통부]

야생동물 출몰구간 등에서는 서행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자료 국토교통부]

동물과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안타깝지만 그대로 충돌해야 한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핸들을 틀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옆 차선의 차량 또는 뒤 차량과 충돌해 2차 사고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과 충돌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급핸들조작이나 급브레이크 사용은 삼가고, 비상점멸등을 켜고 우측에 차를 세운 후 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나 ‘지역번호+120’에 신고해야 한다.

충남 논산의 한 국도를 횡단하는 꿩가족. 다행히 로드킬 없이 금새 숲으로 사라졌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논산의 한 국도를 횡단하는 꿩가족.다행히로드킬 없이 금새 숲으로 사라졌다. [프리랜서 김성태]

극토교통부 이상헌 첨단도로안전과장은 "매년 로드킬 사고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고 위험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여 운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는 구간에 야생동물의 도로 진입을 막고, 이들을 생태통로로 안내하는 유도울타리 등의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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