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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美 전문가 ⅓이 북한 공격하자는 입장에 경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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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중앙포토]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중앙포토]

한승주(77) 전 외무부 장관이 21일 공개한 회고록에서 김영삼 정권 시절 ‘한반도 위기 전쟁설’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의 ⅓이 당장 북한을 공격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경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회고록에서, # 노무현 전 대통령 “나도 김정일을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며 # 반미 인상 벗기려 애써…

한 전 장관은 이번 주 출간될 회고록 『외교의 길』에서 이같이 썼다. 그는 북·미 제네바합의(1994년 10월 21일) 무렵 외무부 장관(1993년 2월~94년 12월)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노무현 정부 초기 2년간 주미대사를 맡았다.

한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한ㆍ미 간 대북 정책의 견해차가 컸던 노무현 정권 시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ㆍ미 간 불협화음의 대표적 예로 2005년 북한의 ‘핵보유 선언’ 대응을 언급했다. 양국이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한국과 미국이 너무나 상반된 견해와 접근 방법이 있었기 때문에 두 나라가 같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이랄 것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2003년 봄에는 특이하게도 청와대에서 외교ㆍ안보를 담당하는 사람이 세 사람이나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외교ㆍ안보를 세 사람이 하니까 골치가 아파서 못 살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여기서 밝힌 ‘세 사람’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라종일 안보보좌관, 반기문 외교보좌관이다.

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반미(反美)적 인상을 풍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그 예로, 2004년 한ㆍ미 정상회담에선 당시 조지 부시 미(美) 대통령이 김정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자 “나도 김정일을 생각하면 짜증이 납니다”고 맞장구를 쳤던 일화를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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