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선거보도원칙 확립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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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19일 대통령후보들의 TV연설일정이 확정됐고 주요 후보간의 TV토론에 대한 기대 또한 높은 가운데 지난주부터 TV는 전면적인 선거방송체제에 들어갔다.
KBS와 MBC 양TV의 정규뉴스는 당연히 상당부분을 대권주자들의 유세장면에 할애했으며 선거와 관련된 내용의 토론프로를 마련하는등 외형적으로는 TV또한 선거열기에 달아오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의 공정성을 가시적으로 확보할수 있는 「선거보도의 원칙」이 확립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예를 들면 대권주자들의 유세장 보도에 있어서 후보의 육성, 기자리프트, 유세장 풍경과 군중들의 모습, 후보에 대한 카메라의 앵글, 편집등 아직도 TV뉴스가 과연 공정한가를 의심하게하는 요인들에 대해 기본적인 틀을 마련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높은 것이다.
이와 관련, K-1TV의 『9시 뉴스』가 지난18일 1노3김 대권주자들의 대통령 선거공고후 첫유세를 보도할때 「9시 뉴스유세현장」이라는 코너를 뉴스 첫머리에 마련, 각각 4분씩 후보들의 유세내용중 주요장면을 육성으로 내보내 선거보도의 발전적 측면을 보여주었으나 하루만에 이 코너를 폐지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9시 뉴스』의 한 관계자는 『후보들의 유세내용이 매일 엇비슷해 식상감을 줄 소지가 있어 종래의 방식인 기자리포트로 환원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TV뉴스 고유의 특성인 「현장감」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수밖에 없다.
또 일부에서는 아직도 TV뉴스가 후보들에게 동시간 원칙을 지키고 있기는 하나 특정후보의 경우 육성과 이에 답하는 군중들의 함성을 매끄럽게 연결하는등 기술적으로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이밖에 22일 M-TV『뉴스데스크」의 경우 유세장 진풍경을 내보낼 때 민정·민주당후보는 연설모습을 정지화면으로 몇차례 보여주면서 평민·공화당의 두김후보는 얼굴만 잠시 나온뒤 곧바로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만 내보내고 말았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TV 뉴스고유의 편집권은 존중돼야하나 우리의 TV가 2·12 총선때를 비롯, 그동안 편파보도의 망령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켜야할 필요가 있는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세보도에 있어서 화면구성과 편집의 대원칙을 세워야하며 선거관련프로로서 토론프로의 경우 막연히 「대통령선거전 할말있다」또는 약간 시의성을 상실한 「빈부격차」같은 것보다 이미 쟁점화된 12·12사태등 앞으로 노정될 선거전의 제문제들을 능동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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