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무리한 팻감 공장 증축 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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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4강전 2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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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보(96~122)=패싸움이 계속될수록 이세돌 9단이 지어놓은 상변의 팻감 공장은 덩치가 불어난다. 팻감 하나가 금쪽 같은 지금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팻감 공장이 증축될수록 이 9단의 부담도 커져만 간다. 반면 커제 9단은 아직도 자체 팻감을 활용하는 중이다. 커제 9단이 팻감으로 쓴 백100·106은 백에 커다란 손실이 없다. 이리저리 폭탄 돌리기를 하는 이 9단과 달리 커제 9단의 돌을 놓는 자세부터 여유가 있다.

백106이 놓이자 이 9단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다. 다시 한번 곰곰히 따져봐도 흑의 팻감이 하나 부족한 상황. 이 9단은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상변으로 손을 돌려 흑107로 △를 꾹 이어둔다. 최대한 버티는 수다. 동시에 상변의 팻감 공장을 증축하려는 준비 수순이기도 하다. 백은 손을 뺄 수 없는 게, ‘참고도’ 흑1로 가만히 늘은 다음 흑3으로 끊으면 가운데 백돌이 잡히게 된다(10…▲). 커제 9단은 백108로 확실하게 이어뒀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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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두 대국자의 착점 속도가 빨라진다. 패싸움을 둘러싼 양측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흑111·117은 우변 팻감 공장이 팽창하는 수순. 백114·120은 큰 무리 없는 우하귀 팻감 활용(102·105·110·113·116·119·122=패때림).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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