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대선 주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지막 소원’

중앙일보

입력

 # 대선 주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지막 소원’

지난달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순덕 할머니의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향년 99세.

겨우내 추위에도 지지않는
고고한 동백을 닮았다고 해서
‘동백꽃 할머니’로 불렸던 이순덕 할머니의
생전 단 한가지 소원은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

고령에도 꾸준히 위안부 증언 활동을 펼쳤고,
지난해 12월 한ㆍ일 위안부 합의가 강행되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죠.

하지만 끝내 일본의 사죄는 커녕
우리 정부가 낸 깊은 마음의 상처까지 안은 채
눈을 감았습니다.

이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사흘동안
우리는 분노와 감동이 교차하는
두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하지 않고
부하직원을 시켜 할머니 빈소 조객록에
자신의 이름을 대리 작성하게 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국장이 장관 보고 뒤 대신 조의금을 전달했고, 유족에게도 미리 알린 것으로 안다”(당시 외교부가 내놓은 해명)

너무나 바쁜 장관 입장에선 억울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본보다 한국 외교부가 더하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은 건
단순히 조객록 대리 작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윤 장관과 외교부는 ‘합의 당사자’를 뒤로한 채
일방적으로 일본과의 합의를 진행한 주역입니다

“위안부 합의에 고마워하는 할머니들이 더 많다”

이순덕 할머니가 살아생전
가슴을 치며 재협상 요청을 할 때
믿기 힘든 말을 했던 장본인이기도 하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썰렁했던 빈소에
가슴뭉클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만 하루 만에 방명록 두 권을 꽉 채울만큼
많은 이들이 한달음에 달려왔죠

빈소를 채운 건 다름아닌 대학생들...
이들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른 미래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불과 38명
살아계신 분들도 모두 80대 이상 고령인 상황
언제까지 미룰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들의 상처에 공감하고
눈물을 닦아줄 정부를 기대합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배석영 인턴 bae.seok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