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놈 잘 걸렸다'…여경 추행하려다 제압당한 성추행 상습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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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서 여경을 성추행하려던 50대 남성이 현장에서 제압돼 검거됐다.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태선영(30·여) 순경.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태선영(30·여) 순경.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1일 오후 2시10분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서면역에서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태선영 순경(30·여)을 성추행하려던 김모(58)씨를 체포해 상습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태 순경은 이날 비번이라 서면에 병원 치료를 받으러 가고 있었다. 지하철 덕천역에서 전동차에 탄 태 순경은 열차가 서면역에 접근하자 내릴 준비를 했다. 그때 한 남성이 태 순경 뒤로 접근했다. 태 순경 앞의 공간이 넉넉했지만 그는 굳이 뒤로 지나가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 엉덩이를 치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본 태 순경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드러낸 김씨와 맞닥뜨렸다.

태 순경은 김씨를 성추행범으로 보고 붙잡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김씨는 태 순경을 뿌리치고 도주하려고 했다. 올해로 경찰 근무 3년 차인 태 순경은 그동안 경찰학교와 직장에서 익힌 무도 실력을 발휘해 김씨의 팔을 비틀어 제압했다. 그 뒤 한 여성 승객에게 112 신고를 요청하고 서면역에서 대기하던 지하철경찰대에 인계했다.

성추행을 시도한 김씨는 이미 지난달에 같은 수법으로 2차례 성추행을 시도해 경찰이 쫓고 있던 인물이었다. 부산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7일엔 피해 여성이 직접 경찰대를 찾아와 신고했고, 23일엔 112 신고가 접수됐던 상습범이다"고 말했다.

태 순경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엉덩이를 친 게 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김씨의 모습을 보고 상습범이라고 판단했다"며 "신고를 해준 시민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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