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인공지능 '릴라'의 참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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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2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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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보(56~63)=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의 등장은 바둑계를 바닥부터 뒤흔들어놓았다. 대표적인 예가 승률이다. AI 등장 이전까지 사람은 흑백의 승률을 수치화하기 어려웠다. 프로기사들도 '두텁다' '기분 좋다' 등 모호한 표현으로 판세를 설명해왔다. 이런 모호함이 바둑의 묘미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뭔가 답답한 느낌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AI가 이런 답답증을 일거에 해소했다. AI는 매수 승률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내놓는다. 관전자는 현재 어느 쪽이 유리한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앞으로 대국 해설에 AI의 승률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아마추어가 바둑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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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백56으로 흑의 허점을 찌른 상황. 프로기사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벨기에의 AI ‘릴라(Leela)’는 현재 흑의 승률을 약 54%로 분석했다. 또 일감(一感)으로 '참고도'를 제시했는데, 흑이 중앙으로 백을 끌고 나온 다음 전투를 걸어가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이세돌 9단은 흑57로 곧장 전투에 돌입했다. 돌과 돌끼리 격렬히 부딪치는 것을 좋아하는 이 9단다운 대목이다. 커제 9단은 만만치 않다고 봤는지 백60으로 손을 돌렸다. 흑61은 두터운 수. 이 9단의 신경은 온통 우변을 향해 있다. 흑63으로 우변 백마의 사활까지 노려보는데….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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