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농협 권총강도 총 어디서 구했는지 들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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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발생한 경북 경산시 농협 총기강도 사건에서 피의자 김씨가 사용한 45구경 권총. 미국 레밍턴 렌드사가 1942~1945년 사이 제조한 제품이다. 경산=김정석 기자

지난 20일 발생한 경북 경산시 농협 총기강도 사건에서 피의자 김씨가 사용한 45구경 권총. 미국 레밍턴 렌드사가 1942~1945년 사이 제조한 제품이다. 경산=김정석 기자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한 농협에서 발생한 권총강도 사건. 당시 범행에 쓰인 권총의 출처가 확인됐다.

경북 경산경찰서 측은 28일 "피의자 김모(43)씨가 2003년 지인의 집 창고에서 권총과 실탄을 몰래 들고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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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당시 대구의 한 병원 시설관리과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병원장인 A씨로부터 자신의 대학 선배인 B씨의 집에 가서 어머니가 사용하던 병원용 침대를 챙겨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20일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1563만원을 훔친 용의자 김씨가 권총과 실탄을 버린 주거지 인근 지하수 관정. 경산=김정석기자

20일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1563만원을 훔친 용의자 김씨가 권총과 실탄을 버린 주거지 인근 지하수 관정. 경산=김정석기자

경북 구미시 장천면에 있던 B씨의 집엔 당시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 상태였다. 김씨는 침대를 챙기던 중 집 안 창고 3층 선반 아래에서 노끈에 묶인 천가방을 발견했다. 천가방에는 권총과 실탄이 들어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그때 권총 등을 몰래 들고 나와 보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총이 발견된 집 소유주인 B씨는 경찰에서 "58년전 초등학교 5학년 때 당시 부친(1995년 사망)이 권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봤다. 부친의 총기입수 경위 등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범행에 사용된 권총은 1942~45년 미국 레밍턴사에서 생산된 것이다. 6·25 전쟁 중 국내에 보급됐다. 실탄은 1943년에 생산됐다.

경찰은 B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B씨의 부친이 1950년대에 권총을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산=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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