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막으랴 '코리안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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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샷에 쏙쏙 퍼팅… 2타차 선두
한희원 김미현 질세라 바짝 추격

아무도 한국 낭자들의 신들린 샷을 견제할 수 없었다. 천둥과 번개만이 막았을 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총상금 1백만달러) 3라운드에서 한국선수들이 1위부터 3위까지를 휩쓸어 한국선수끼리 우승을 다투는 양상이 됐다.

이 대회에서만 네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박세리(26.CJ)는 화려한 버디쇼를 펼치며 단독선두로 급부상했고,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희원(25.휠라코리아)도 단독 2위로 2주 연속 우승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이정연(24.한국타이어)이 공동 3위, 김미현(26.KTF)은 공동 7위로 '코리안 파워'의 맹위를 떨쳤다.

박세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톨리도 하이랜드 미도우스 골프장(파71.5천7백92m)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8개의 버디(보기 1개)를 쓸어담으며 7언더파 64타를 쳐 중간합계 13언더파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2위인 한희원은 5언더파를 더해 합계 12언더파로 박세리를 1타차로 추격했고, 이정연도 7언더파를 쳐 합계 11언더파가 됐다. 3라운드는 악천후로 박세리를 비롯한 15명의 선수들이 경기를 채 마치지 못한 채 순연됐다가 4라운드에 앞서 속행됐다.

박세리가 이 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이유는 기후와 지형이 한국과 비슷한 데다 코스도 자신의 입맛에 딱 맞기 때문이다. 박세리가 가장 자신있는 거리는 1백~1백10야드다. 하이랜드 미도우스 골프장의 파4홀은 대부분 3백70~3백80야드로 세팅돼 있다. 따라서 드라이브샷 평균거리가 2백70야드 정도인 박세리로서는 1백~1백10야드를 남기고 그린 공략을 하는 것이다.

박세리는 이날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13개 홀 가운데 파3인 4개 홀을 제외한 10개홀에서 모두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려 페어웨이 안착률 1백%를 기록하면서 버디사냥을 했다. 세컨드샷은 핀에 척척 붙었고, 2퍼트를 한 홀이 단 두 홀뿐이었다. 특히 6번홀부터 8번홀까지 세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데 이어 10번홀부터 또 세홀 연속 버디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재개된 경기에서 버디를 추가하지 못하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샷감이 좋을 때 3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복통을 일으켜 한때 대회 포기도 고려했으나 "이 대회는 내게 특별하다"면서 강행군에 나섰다.

1,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지켰던 로라 디아스(미국)는 3라운드에서 1언더파에 그쳐 이정연과 함께 공동3위로 내려앉았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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