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씨, 억대 연봉 투자사 직원서 탤런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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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은행 주식 중개인에서 퀴즈쇼 진행자로, 그리고 다시 탤런트로'.

신인탤런트 김준성(26.(右))씨가 변신하는 모습이다. 그는 SBS의 새 주말극장 '태양의 남쪽'을 통해 탤런트로 데뷔한다. 최민수.최명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정연희(최명길 분)의 동생으로 프렌차이즈 피자점을 운영하는 자유롭고 돈많은 청년 사업가로 출연한다. 그는 재즈댄스 강사(조여정 분.(左))와 신세대 사랑을 나눈다.

"저의 평소 모습과 비슷한 배역입니다. 피자집 사장이지만 수수한 옷차림에 활달한 성격 등이 맘에 들어요. 앞으로도 주연.조연을 가리지 않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배역을 맡고 싶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연예인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사업을 하는 부모 때문에 홍콩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까지 홍콩에서 마쳤다. 그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포레스트대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홍콩으로 돌아온 그는 유럽계 투자은행인 ABN 암로에 입사했고, 1999년 한국 지사로 발령받았다.

ABN 암로 한국지사에서 그가 한 일은 외국투자자들의 주식 매매를 중개해주는 역할이었다. 물론 한국 증시에 대한 흐름 파악과 상장기업의 회계자료를 분석해 해외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일도 했다.

"주식브로커의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기와 같습니다. 일상의 반복이 너무 무미건조했죠. 스트레스도 많았습니다. 연봉은 2억원 가량 됐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서 무작성 회사를 관뒀습니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뮤지컬 '로키호러픽쳐쇼'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홍콩.미국.한국을 오간 그는 영어는 물론 우리말과 중국어까지 잘한다. 유창한 영어 발음 때문에 그는 2001년초 영어전문채널 '아리랑TV'의 영어 퀴즈쇼 '퀴즈쇼 컨텐더스'의 진행을 맡아 1년 6개월 동안 방송 활동을 했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이중적인 성격이 있는 것 같아요. 이중성격을 표출하는 배역을 맡아서 하고 싶습니다." 그는 연극배우 출신의 영화배우 설경구와 최민식을 존경한다고 했다.

金씨는 "연기 잘하는 연기자라는 말을 듣기 보다는 진실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하는 연기자라는 평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올 가을 형사들의 일상 얘기를 코믹하게 보여줄 모 방송사의 시트콤 '형사'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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