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군 복무는 7년? 원칙적으론 틀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몇 년인지 아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7년?
▶홍 후보=10년이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 주관으로 25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홍준표 후보가 나눈 문답이다. 토론에선 북한군 의무복무 기간을 두고 홍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홍 후보는 병역 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겠다는 문 후보의 국방 관련 공약을 비판하며 북한의 복무 기간을 언급했다.

문재인 "7년” 홍준표 "10년”
북한 법엔 10년 명시됐지만
전역한 탈북자들 말 들어보면
상황 따라 약간 길거나 짧아 

북한의 병역 기간은 1958년 ‘내각결정 제148호’에 따라 처음 정해졌다. 당시에는 지상군은 3년6개월, 해·공군은 4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5~8년 동안 복무해 규정보다 길었다. 남북한 긴장 관계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실제의 복무 기간은 변동이 있었던 것이다.

93년에는 김정일이 ‘복무 연한제’를 지시해 만 10년을 복무한 뒤 제대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규정 역시 현실에선 달랐다고 한다. 남자는 12년, 여성은 7년 동안 복무한 뒤 제대했다. 특수부대는 13년 이상 복무하고 특기에 따라서 복무 기간이 달라지기도 했다. 또한 특별지시에 따라 무기한 근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3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군사복무법’에 복무 기간(10년)을 명시했지만 사정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역시 대내외 상황에 따라 북한 의무복무 기간은 바뀌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군사력을 평가하면서 복무 기간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복무 기간을 정확하게 몇 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북한에서 전차부대 소좌(소령)로 근무했던 탈북자는 “의무복무 기간은 10년이지만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복무 기간이 길지만 사회에서 간부로 임용될 때 중요한 경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군 복무를 마친 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북한에서 1군단 정치군관으로 복무했던 탈북자는 “군대에서 병사들의 재대 후 진로와 대학 진학까지 관리한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이 한국에 비해 훨씬 긴 것은 사실이다. 대체로 10년 내외를 복무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 기관을 언급한 홍 후보와 문 후보의 발언 가운데선 홍 후보가 사실에 더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