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은행강도 소지 '레밍턴 45구경 권총' 출처는 어디? 수사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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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발생한 경북 경산시 농협 총기강도 사건에서 피의자 김씨가 사용한 45구경 권총. 미국 레밍턴 렌드사가 1942~1945년 사이 제조한 제품이다. 경산=김정석 기자

지난 20일 발생한 경북 경산시 농협 총기강도 사건에서 피의자 김씨가 사용한 45구경 권총. 미국 레밍턴 렌드사가 1942~1945년 사이 제조한 제품이다. 경산=김정석 기자

지난 20일 경산 은행강도가 사용한 총기가 레밍턴(RAMINGTON RAND INC)사의 45구경 권총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이 해당 총기의 습득과정을 추궁하고 있지만 연식이 오래돼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0일 범행 후 55시간 만인 22일 오후 경산 총기강도 피의자 김모씨(43)를 붙잡아 총기 습득 과정을 물은 결과 "2003년 칠곡의 한 가정집 창고에서 발견해 보관해 온 것"이라는 답변을 얻었다.

김 씨는 당시 직장상사 A씨의 지시로 지인 B씨 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45구경 권총과 탄환 5~7발이 튼 탄창 3개를 담은 검은색 천 가방을 창고 선반 위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증언할 지인 B씨가 현재 사망하고 없어 유가족을 상대로 확인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김 씨의 진술 곳곳에도 신뢰성이 의심가는 상황이다.

특히, 김씨는 B씨의 집에서 총기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집 위치로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씨를 B씨 집에 보냈다고 하는 A씨를 불러다 실제 그런 사실이 있는 지를 검증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결과 1942년∼1945년 미군이 주문해 미국 총기업체(RAMINGTON RAND INC)가 생산한 80만정 가운데 1정으로 추정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이 권총을 갖고 들어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군도 과거에 45구경 권총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따라 군을 대상으로 총기 유출 등 조사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유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권총 출처를 밝히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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