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사망 PD 아버지 "CJ, 아들 실종 4일 되도록 알리지 않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던 이한빛 씨가 입사 9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한빛 씨의 아버지 이용관 씨가 아들의 죽음에 관해 입을 열었다. 18일 스포츠경향 인터뷰다.  

아버지 이씨는 "(한빛이는) 지나해 10월 21일 실종됐다. 회사는 이 사실을 가족에게 25일에서야 알렸다. 회사 사람들이 집으로 온 게 아니라 우리가 회사로 가 그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또, "회사 관계자는 실종 아들을 업무 부적격자로 몰았고, 다음날 26일 아들이 주검이 돼 우리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故 이한빛 씨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JTBC 기자직에도 합격했지만 PD가 되고 싶어 CJ E&M에 입사했다. 입사 후 전략기획부로 발령이 나 동기들보다 한달 늦게 tvN으로 왔다. 그렇게 이씨는 2016년 4월부터 '혼술남녀' 조연출 역할을 맡게 됐다.

이씨는 "아들은 '혼술남녀'에서 해고된 계약직 스태프의 돈을 돌려 받는 역할을 맡았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촬영감독에게 임금으로 5천만원을 선지급 했는데, 촬영 도중 해고돼 2500만원을 돌려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받은 돈으로 빚을 갚거나 전세금으로 사용하는 등 이미 써버린 경우가 많았다. 아들이 돈을 달라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듯 싶다. 회사가 한빛이의 그런 점을 '일 못한다'고 치부한 듯 싶다"고 말했다.

18일 이PD의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측은 "사망한 이씨는 청년 사회 문제, 비정규직 문제 관심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해서 CJ E&M에 들어갔다"고 입을 열었다. 아버지 이씨 역시 아들이 인턴 시절 월급을 털어 KTX 부당해고 노동자를 돕는 등 어려운 일을 많이 했다고 증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