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도 한국 올 성장전망 2.7%로 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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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경제에 봄바람이 부는가.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 경제 전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KDI선 0.2%P 높여 2.6% 제시 #수출·투자 회복세 근거로 조정 #“선거공약 서둘러 이행하지 마라” #KDI, 대선 주자들 향해 쓴소리

자료: 각 기관·KDI

자료: 각 기관·KDI

지난 3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대폭 낮췄던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전망치를 2.7%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 2.8%는 그대로 유지했다. IMF는 예상보다 빠른 선진국의 성장 속도를 고려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예상치였던 3.4%에서 3.5%로 0.1%포인트 높였다.

KDI도 이날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로 2.6%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2.4%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크게 높였다. 수출·투자·소비·물가·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자료: 각 기관·KDI

자료: 각 기관·KDI

IMF와 KDI는 수출과 투자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그렇다고 두 기관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단정하는 건 아니다. KDI는 오히려 경기가 분명하게 나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 효과가 축소되고, 각종 소비 활성화 정책들의 효과도 사라지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투자도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 김성태 거시·금융연구부장은 “경기가 살아나려면 전체 산업들로 온기가 번져야 하고, 소비를 담당하는 서비스업이 살아나야 한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 등의 부가가치를 높여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진정한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랏돈 들어갈 대선 공약을 서둘러 이행하지 마라”

KDI는 이번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대선 주자들에게 고언(苦言)도 했다.

‘나랏돈 들어갈 대선 공약은 너무 서둘러 이행하려 하지 말라. 증세는 불가피할 때만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하라.’

KD의 이 조언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에 따른 재정부담은 신중한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각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내놓은 복지 등 지출 확대나 ‘집권 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공약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았다.

김성태 연구부장은 “재정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대선 후보 공약들이 많은데,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공약 이행을 위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면 (향후 국가재정에) 항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공약 이행을)서두르지 말고 한 발짝씩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공약의 효과를 더욱 크게 만드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집권 시 추경 편성’ 공약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추경을 편성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KDI는 증세에 대해서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KDI는 “조세부담 확대와 관련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재정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불가피할 경우 여러 세목의 조세지출 및 세원확대 등 포괄적인 세제합리화를 통해 조세 부담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부장은 “한국 경제에서 재정은 마지막 보루로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이 되면 증세를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시건전성 강화를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의 원상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4년 8월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LTV와 DTI를 각각 70%와 60%로 완화했다. 완화 전에는 LTV가 수도권 50%, 비수도권 60%였고 DTI는 서울 50%, 인천·경기 60%였다.

세종=박진석·하남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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