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 통신망 달군 두 판사] 이용구 서울 북부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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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소수자의 이해관계도 고려할 수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법원을 구성해야 한다."

서울 북부지원 이용구(39.사시 33회)판사의 주장이다. 李판사는 "권위주의 시대의 낡은 이미지를 청산하기 위해 벌인 지난 10여년 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는 대법관 후보자 제청이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대법원장의 후보자 제청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법관 선임이 법관 승진의 최종단계로 운영돼 대법원이 지나치게 동질적인 연령.배경.경험을 가진 법조인들로만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법원 내적으로 수직적인 관료구조를 지나치게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선 다양해지는 사회적 분쟁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李판사는 "위헌법률 심사권을 갖지 못한 대법원은 위헌 제청을 하지 않는 이상 사회적 다수가 만든 법률에 따라 재판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소수에 대한 고려와 통찰 없이 실정법을 해석.적용한다면 소수 집단은 대법원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은 소수의 기본권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국민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 이를 위해 다양하고 폭넓은 인적 구성을 갖는 대법원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李판사는 " 지금 '대법원을 못 믿겠다'는 종래의 불신을 불식하고 개혁의 주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개혁의 대상으로 남을 것인가를 선택할 기로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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