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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학과선택 10년뒤를 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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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이번 입시에서는 학과를 선택할 때 현재의 인기에만 집착하지 말고, 비인기 학과라도 적성에 맞춰 장래성이 밝은 학과에 소신껏 지원해 볼 만 하다.
올해는 선지원에 따른 학과 위주의 지원경향으로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인기학과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합격선도 지난해보다 올라가 이들 학과에 대한 지원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대졸자의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거나 비교적 취업문이 넓은 법학· 경상계열· 의학·전자·전산계열·지방국립사범대 등 인기학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사설 모의고사 기관의 예비지원분석결과 나타났다.
또 이들 학과 중 지방 국립사범대나 각 대학 특성학과 등의 부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당장의 인기나 취업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는 비인기 학과라도 10년후를 내다보고 선택하는 지혜가 졸업 후는 물론 안전 합격을 위해서도 좋다는 것이 일선교사들의 충고다.
◇인기학과선택에는 신중해야=중앙교육진흥연구소·대학입시사· 대성학력개발 등 사설 모의고사기관이 전국 수험생들을 상대로 실시해 온 대단위 모의고사와 배치고사의 지원분석 결과에 따르면 종전 인기학과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 특성학과나 지방 국립대학의 경우 사범대의 선호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
서울 소재대학은 인문계의 경우 법학· 경상계열 학과가, 자연계는 의학계열과 전자·전산 계열학과가 가장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국립대는 의학계와 함께 사범계학과가 압도적인 선호를 보였다.
특이한 변화는 신문방송학과의 선호가 높아져 각 대학 모두 상위권에 들고 있다는 사실. 중어중문학과의 선호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또 각 대학의 특성 학과가 매우 높은 선호를 보여 모의고사기관의 예비지원에서는 10∼15대1의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밖에도 취업문이 비교적 넓은 학과들의 선호가 크게 높아져 여학생의 경우 특수교육·유아교육·시청각교육학과 등이 많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모의고사기관 관계자들은『최근 몇 해 동안 대졸자들의 취업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소위 인기학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 같다며 『전국대학의 학과, 선호 서열이 지금까지의 「명문」순에서 올해부터는 취업률 순으로 늘어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망학과 선택 권장=현재의 비인기학과 중에는 앞으로 산업구조의 변화나 사회발전에 따라 수요가 확대될 학과들이 적지 않다.
진학 지도교사들에 따르면 실제 25년 주기로 분야별 수요변화가 일어나며, 발전단계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소득증대에 따른 기호의 다양화·직업관의 변화 등으로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쯤이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담임교사의 지도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인문계학과의 경우 현재는 비교적 선호가 낮은 철학·심리·종교학과 등이 곧 고교 교과과정에 이들 과목이 필수선택 과목으로 확정 될 전망이어서 수요확대가 예상되는 학과.
또 어문계 학과 중에는 현재 영문과와 국문과에 선호가 집중되어 있으나 경제규모가 커지고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독문·불문·중문·서문·노문 등 모든 언어분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자연계의 경우 차츰 인기가 부상하고 있는 재료공학분야가 각광받는 시기가 곧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비인기학과로 떨어진 섬유공학·식품공학 등도 앞으로 생활수준이 더욱 나아지면 다양한 기호의 충족을 위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소득이 증대돼 생활의 여유를 찾게되면 개인적으로 정신적 만족이나 자아실현 욕구충족을 위해 순수 기초학문 분야가 부상하게 되며 국가입장에서도 이 분야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중대부고 박내창 교사는『학과를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적성과 장래성을 중시해 스스로 길을 개척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10년후에 맞이할 다양성의 사회에 대비하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이덕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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