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봉이 김선달... 공용 트랙터 빌려주고 임대료 챙긴 이장

중앙일보

입력

마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농기계를 불법으로 빌려주고 돈을 챙긴 전직 이장이 붙잡혔다.

주민들에게 '무료 사용' 알리지 않고 자신 소유처럼 속여

충남 금산경찰서는 정부 보조금으로 구매한 농기계를 주민에게 임대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긴 혐의(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직 이장 A씨(7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가 사는 마을은 2015년 5월 금강유역환경청이 주민지원사업 명목으로 지원한 교부금 5574만원으로 트랙터를 구매했다. 트랙터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당시 이장이던 A씨는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A씨는 주민 B씨에게 보증금 1000만원과 연간 임대료 100만원을 조건으로 4년간 트랙터를 빌려주고 돈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트랙터는 국가보조금을 구매해 마을 주민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A씨가 봉이 김선달처럼 돈을 받고 트랙터를 멋대로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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