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박사모 회장, 경찰 출석..“폭력 집회의 책임은 경찰의 과잉 진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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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하고 대선후보를 내느라 숨도 못쉴 정도로 바쁜데 지금 오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로 12일 경찰에 출석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폭력시위를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을 들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취재하던 기자들을 폭행했다.   


정씨는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하며 폭력시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 정당이고 당이 설립하자마자 책임당원이 10만 명을 넘은 정당이다. 대선 이후에 성실하게 조사 받을 수 있는데 지금 부르는 것은 정치탄압이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시위 당시 사망자 발생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군중이 다들 흥분했고 저는 ‘침착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경찰이 과잉으로 대항했다”며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이날 정씨 출석에는 정광택ㆍ권영해 새누리당 공동대표도 동행했다. 또 종로서 정문 앞에서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회원 50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만세’ 구호를 외쳤다. 정씨는 박사모 회장직도 맡고 있다.

정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뒤 두 차례 출석을 미루다 이날 나왔다. 그는 지난 9일 팩스로 “12일 출석하겠다”고 했다가 그 다음날에는 “대선 이후 출석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경찰이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자진 출석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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