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교양프로 단골시청자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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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동안 소외돼왔던 TV의 고급교양프로들이 소리없이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눈길을 끄는 프로들은 M·TV의 다큐멘터리 『명화의 고향』과 K-1TV의『문화가 산책』.
『명화의 고향』은 루브르·바티칸·프라도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을 현지 취재, 인류문화사에 우뚝 선 서양명화들을 안방에 전시해 미술애호가는 물론 일반시청자들에게 예술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주고있는 프로그램. 현재까지「미켈란젤로」「라파엘」「레오나르도·다·빈치」「알브레히트·뒤러」등의 걸작과 화가들의 생애를 투명할이만큼 아름다운 서정과 신비로운 창작의 세계로 형상화,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렘브란트」「고야」「밀레」등 학교에서 이름만 들었던 대가들의 순서가 마련돼 있어 특히 청소년층에게 권할만한 프로로 정착해 가는 느낌이다.
또 K-TV의 장수교양프로 『문화가 산책』이 이번 추·동계개편과 함께 주말심야시간대에서 평일 밤9시45분으로 옮겨 시청자 층의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 주일에 일어난 문화계소식을 전하는 이 프로는 어눌하지만 과장이 없는 진행솜씨(박동규 서울대교수)로 마치 한권의 잡지를 읽는 것 같다는 평.
M-TV의 휴먼다큐멘터리『인간시대』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주로 빈곤층의 소외된 삶을 다룬 제작방향이 자칫 감상주의에 편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방영 1백회를 넘기면서「영화배우 안성기씨」등으로 소재의 폭을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
K-1TV의『사람과 사람』도 『인간시대』와 비슷한 내용으로 소외계층의 건강한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이밖에 M-TV의 『한국 문화의 원류를 찾아서』는 편당 제작비가 1천만원에 달하는 본격교양물로 서머타임기간중 심야시간대로 밀려났다가 그나마 앞당겨진 시간(화 밤10시50분) 때문에 고정시청자 층을 되찾은 프로. 박물관식 내용보다 한국문화를 기층민중의 삶속에서 해석하고 있어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교양프로들이 시청자들과 보다 친숙해지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편성과 제작의 우선 순위를 이들 교양프로에 두어야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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