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신도 시체 발굴 "암매장 8명 더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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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신도 살해.암매장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Y종교단체가 다른 신도들도 살해.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그동안 실종된 신도가 10명이 넘는데다 모두 9명을 살해.암매장했다는 범인들의 진술에 따라 피해자가 10명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李慶在)는 14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 옆 야산에서 1990년 실종된 池모(90년 실종 당시 35세)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성인 남자 시체 한 구를 발굴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Y종교단체 간부 金모(66).鄭모(44)씨를 긴급체포해 金씨로부터 "90년 池씨를 암매장했으며, 2년 뒤 池씨 암매장 장소에서 1백m 가량 떨어진 곳에 또 한 명을 묻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발굴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15일 또 다른 시체 발굴작업을 계속키로 했다.

鄭씨는 암매장 사건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종교단체로부터 돈을 뜯어내려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 검찰은 金씨가 "84~92년 교단이나 교주의 비리 등을 문제삼는 신도 중 9명을 교주 曺모(72)씨의 지시로 살해했다"고 진술해 曺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김포공항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검찰은 池씨가 말썽을 일으키는 신도를 해결하는 행동대장으로 검찰 수배를 받아왔으나 결국 다른 신도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池씨는 86년 1월 Y종교단체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蘇모(당시 24세)씨를 납치해 경기도 기도원 밀실에 감금해놓고 마구 때려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95년 지명수배됐었다.

발굴 현장을 지휘한 수원지검 강력부 심재천 검사는 "용의자 金씨가 '전국 9곳에 9명을 암매장했으며 공범이 3~4명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Y종교단체는 "검찰이 용의자로 지목한 두 사람은 교회에 나오지 않은 지 15년이 넘었다"며 "얼마 전 두 사람이 찾아와 거액을 내놓으라고 협박해 거절했더니 앙심을 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수원.안성=정찬민.전익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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