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1국> ●커 제 9단 ○이세돌 9단
8보(83~96)=중앙은 '사람'의 바둑에서 미지의 영토로 남아 있다. '사람'이라는 전제를 붙인 건,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중앙도 계산할 수 있다는 게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 하지만 아직 사람에게 중앙은, 감각과 직관에 의지해 타개할 수밖에 없는 난제다.
흑83으로 끊자 백은 아랑곳 하지 않고 84로 중앙에 머리를 내민다. 흑85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아도 백86, 88로 우직하게 나아갈 뿐이다. 다소 무리인 듯해 보여도 중앙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몸부림. 두려움에 '참고도'처럼 몸을 웅크렸다가는 흑4, 6으로 중앙에 흑 머리가 나오게 된다. 덩달아 좌변의 백 집도 옅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