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계의 호텔’ 남부구치소로 옮긴 최순실…시설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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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부교도소의 4인실(위)와 1인실(가운데), 아래는 남부교도소 행정관 입구.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남부교도소의 4인실(위)와 1인실(가운데), 아래는 남부교도소 행정관 입구.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울구치소에 함께 수용됐던 최순실씨가 6일 오전 서울 남부구치소로 이감됐다.

이감 시 특혜 논란 잦아 #남부구치소, 그만큼 미결수들이 선호하는 곳

최씨를 태운 호송차는 이날 오전 8시 15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떠났다.

지난해 11월 구속돼 줄곧 서울구치소 생활은 한 최씨는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위치한 남부구치소로 분리 수용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5일 최씨를 남부구치소로 이감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두 사람 동선을 조정해야 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게 이감 이유다.

두 사람이 마주치면서 증거인멸을 하거나 검찰 수사에 대응할만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이유도 고려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가 새롭게 머물게 되는 서울 남부구치소는 ‘구치소계의 호텔’로 불린다. 2011년 10월 준공된 최신식 교정시설로이다.  

남부구치소는 1987년 완공된 서울구치소와 비교해 깔끔한 외관을 자랑한다. 모두 1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최첨단 전자경비 등 보안시스템,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설비를 갖췄다.

최씨는 서울구치소 때와 마찬가지로 여성 수용자동 독방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구치소 독방 6.56㎡(약 1.9평)과 비슷한 크기로 관물대와 TV, 접이식 매트리스, 1인용 책상 겸 식탁, 세면대와 화장실, 선풍기 등이 마련돼 있다.

남부구치소는 시설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미결수들이 수감 장소로 선호하는 곳으로 꼽힌다. 피의자 또는 피고인 신분인 이들이 스스로 수감 장소를 결정할 수 없는 까닭에 남부구치소 수감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운호 게이트’로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가 남부구치소에 수감되는 과정에선 이러한 이유로 “검사 출신인 홍 변호사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서울구치소에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이 수감돼 있는 만큼, 공범 분리 수감 원칙에 따라 이감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남부구치소에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수감돼 있다. 하지만 남녀 사동이 분리돼 있는 만큼 마주칠 가능성은 없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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