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왠 꽃길인가요?
- 4월 5일 식목일을 앞두고 법원과 검찰에서 미관 정비 차원에서 장미꽃 터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중앙지검과 중앙지법 사이길은 청사 부지인가요, 서울시의 일반 도로인가요?
- 법원과 검찰 청사 부지이고 6:4 정도로 법원이 약간 더 넓습니다.
- 세금에서 나온 예산인데 집행 목적과 부담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 단지 청사 직원을 위한 정비라기 보다는 검찰청과 법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이동 중에 장미꽃 터널을 지나면서 봄 꽃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시공은 법원이 주관하고 예산은 법원과 검찰이 부지 비율에 따라 부담합니다.
이 곳에서는 얼마 전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법원의 영장 발부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그 전에는 갖가지 이유로 법원과 검찰에 항의하는 1인 시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6일 더불어민주당이 이곳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 수사’를 주장하는 천막 농성을 23일 간 벌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길 가운데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선 생필품과 방한 용품 등을 갖추고 법원의 한 가처분 결정에 반대하는 노숙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한 검찰 직원은 "과거 검찰 청사 주변 나무에 불법 현수막이 계속 걸리자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잔디밭으로 바꾼 적이 있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에게 '꽃 터널'이 '시위 방지용'인지 물었다.
- 사잇길에서 자주 열리는 집회·시위를 막으려는 것은 아닌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검찰과 법원 사이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분들을 막을 수는 없지요.
- 꽃 터널 옆 공중전화 박스에서 하고 있는 노숙 농성은 어떻게 할 건가요?
- 꽃 터널을 설치할 뿐 주변 시설물을 정리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검찰과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이후 고충이 하나 늘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반대하는 항의 전화가 밤새 몰려들고 있는 것. 한 대검찰청 직원은 “‘김수남 검찰총장 물러가라’고 하며 욕설을 쏟아내는 전화가 하루에도 여러 통 온다. 조직적인 지시가 있는 게 아닌 지 의심스러울 정도인데 일일이 대응하거나 처벌하기도 애매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