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교육에 평생을 바치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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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민주교육의 선구자 오천석박사님은 가셨습니다.
「나는 내 조국의 민주교육을 위하여 살고 일하다 가노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습니다. 이 나라에 민주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시는 일에 평생을 바치시고 가셨읍니다.
박사님께서는 일찌기 콜롬비아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여 철학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는 동안 민주주의교육의 선창자인 「존·듀이」교수의 사상적인 영향을 크게 받은 박사님은 민주교육의 이념을 펴볼 웅지를 안고 귀국하셨으나 일제의 식민지 교육정책과 탄압으로 뜻을 펼 기회를 한동안 갖지 못하셨읍니다.
그러나 멀지않아 민족해방을 맞이하게 되면서 선생님께서는 민주주의 교육의 이상을 실현할수 있는 기회를 얻으셨고, 그 일에 평생을 바치셨읍니다.
미군정하의 문교행정 책임자로서 우선 민주주의교육의 이념을 소개하기 위하여 『민주주의 교육의 건설』이라는 저서를 내놓으셨고, 일제의 잔재를 씻어내고 민주교육의 이념에 맞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새 교육의 커리큘럼을 제정하셨습니다. 우리말로 된 우리의 교과서를 만드시면서 황무지와도 같은 교육의 토양속에 새 교육의 씨를 뿌리고 가꾸셨읍니다.
박사님! 이 나라 민주교육을 위하여 그토록 애쓰신 뜻을 우리 교육계에서는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읍니다. 그러기에 이 슬픔을 당해 온 교육개가 뜻을 모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교육인장」을 거행하려합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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