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승' 슈틸리케 감독 "어려운 경기, 행운이 따른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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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시리아를 간신히 물리쳤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시리아를 1-0으로 눌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은 4승1무2패(승점 13)를 기록하면서 A조 2위를 지키는데 만족했다.

경기를 이겼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홍정호(장쑤)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시리아의 공세에 눌려 막아내는데만 급급했다. 후반 추가 시간엔 상대 공격수 알 카팁이 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아찔한 상황도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행운이 따른 승리였다"면서 "한숨 고르고 다음 일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6월13일 카타르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1-0으로 이긴 경기였지만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넣고,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패스 연결이나 원하는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았다. 시리아가 강하게 나왔는데 우리가 그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다. 후반엔 보완해서 투지있게 하면서 조금씩 살아났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긴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어렵게 하면서 행운이 따른 승리를 거뒀다. 중국에서 좋은 결과를 못 낸 것처럼 축구는 때로 운이 따라서 승리할 수 있는 게 있다. 중요한 건 승점 3점을 따내서 우리 순위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자력 진출할 수 있는 순위에 있다. 그게 고무적이다."

- 고명진을 선발 투입했는데.
"고명진이 왼발잡이여서 오른쪽 윙으로 배치하면서 볼을 잡았을 때 안으로 잘라 들어오며 왼발을 이용해서 뒷공간을 빠져들어가는 황희찬에게 많이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깊이 있지 못한 축구를 해왔고,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가 안 나와서 이런 전술적인 주문을 했다. 그러나 전반 25분 후에 시리아가 거의 일선에 4명의 공격수가 나와 플레이했다. 매우 강하게 나오고, 그런 과정에서 세컨볼에서 공을 많이 놓쳤고 공간이 많이 비었다. 그래서 기성용과 고명진을 더블 볼란치로 주고 경기하게 했다."

- 카타르 원정까지 어떻게 준비할건가.
"어렵게 승리를 해서 한숨을 고르고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겠다. 다행인 점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소집을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2-3일 훈련하고 중국전을 치르고,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서 시간을 벌고 준비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친선전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좀 더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전술적으로 많이 준비해서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경기력을 어떻게 끌어올릴건지 이야기해달라.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합류해 큰 일을 해주고 있다. 워밍업이 끝나면 기술적, 전술적인 훈련을 병행하는데, 연계 플레이를 비롯한 모든 상황에서 마무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 같다."

- 선수들의 기량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안 좋은 날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은 많은 선수들이 기량을 못 보여준 게 있다. 팀적으로 봤을 때 1-2명이 안 좋은 날이 있다면 다른 선수들의 극복이 가능한데, 오늘은 공격에서 일부 선수들이 안 좋은 점이 있었다. 볼을 갖고 있다가 쉽게 잘리는 게 있어서 수비적으로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평소 보다 더 나은 대표팀을 만들려고 한다. 대안이 있는지 찾으러 다닌다. 대표팀은 언제든 열려있다. 필요하면 보완하도록 하겠다."

- 전술이 경기 도중 계속 바뀌었는데.
"4-1-4-1로 하려고 했다가 전반 30분 정도 지나서 고명진을 내려서 더블 볼란치를 가동했다. 문제점이 나오면 보완하고 수정해야 한다. 경기중엔 전술적인 변화가 한번 나왔다. 전술 변화가 없다고 비난을 받았는데, 변화를 자주 주고 그래서 논란들이 있는 것 같다."

- 원정 경기 두 경기가 남았고, 홈 경기는 A조 1위 이란과 붙는다. 현실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 어떻게 보는가.

"중요한 것은 경기하기 전에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이란 원정 빼고는 잘 준비하고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지금 중요한 건 모든 선수단이 그런 바람을 갖고 있지만 이 순위를 유지해서 점점 가면 갈수록 본선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동기 유발이 되고 남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축구에서 상대 전적이나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중국도 우리가 압도적인 전적을 갖고 경기를 했는데 그런 결과가 나온 것처럼 이란전도 전적에서 안 좋지만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그날 상황 등 모든 걸 보고 판단한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잘해낼 것이다. 우리를 응원해주기 위해 온 팬들에게 감사하다. 패배하고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우리 팀을 끝까지 응원해주고 힘들 때 불어넣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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